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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Proposal&Competition

2006 창동어린이도서관 현상설계(우수작)



















10여년이상 다니던 회사를 나와 한동안 방황하다, 다시 건축을 시작하다....

독립 후 처음 참여했던 현상설계.... 내가 살고 있는 곳과 가까워서 더욱 의욕적이었던 프로젝트였다.  

이 설계안은 그 내용적 전개에 있어서, 작고하신 건축가 정기용 선생이 참여하시고 건축설계를 했던 '책 읽는 사회'주관의 '기적의 도서관'에 대한 배움과 공감을 기반으로 진행했었다.  

 어린이도서관을 설계해본 적이 없어, 관련시설의 리서치를 통해 처음 찾아본 곳은 상계역 근처에 '노원어린이 도서관'(우리나라 첫 공공 어린이도서관)이었다. 규모가 작고, 또한 주 이용자가 어린이라는 것, 그래서 알록달록 내부를 어린이가 좋아하는 듯한 장식으로 치장한 거 빼놓고는 기존의 도서관 구성과 별 반 다르지 않았다. '뭐 별로 볼게 없네'라는 인상이 전부였던 걸 또렷이 기억된다.  이 현상설계를 시작한 후, 지인과의 저녁시간 때 진행하는 현상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방송에서도 회자되었던 '느낌표, 기적의 도서관'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찾아보가, 그 흥미로움에 빠져들어, 2박3일의 기적의 도서관 답사를 감행했다. 제천 기적의 도서관, 청주 기적의 도서관, 금산 기적의 도서관, 진해 기적의 도서관, 마지막으로 순천 기적의 도서관...그 감동이란....  건축물의 생김새가 아니라, 그 곳에서 벌어지는 어린이 행태, 일상에 대한 이해와 건축구성에 무척이나 고무되었었다. (이후에 우연히 책 읽는 사회에서 주관하는 초등학교내 도서관 인테리어를 하면서, '책.사.회' 사무총장에게서 순천 기적의 도서관의 모니터링 조사를 통해 들은 이야기는 매우 감동적이었다... '그곳에 살던 한 학부모가 찾아와, 이사를 간다면서 너무 아쉽다고  얼마안되는 적은 금액의 기부금을 주고 갔단다...  매일 오락만 하던 아이가 이 도서관, 아니  책읽는 놀이터에서 생활을 하면서 변해가고, 심지어 아이 아빠까지 주말이면 이 곳에서 책을 보는 생활로 바뀐 거에 대해서.... 그래서 넘 좋은 동네, 가정의 행복을 느꼈었다는 이야기였다.')


나에게 또 이 프로젝트는 가슴에 지을 수 없는 기억이 있다. 제출 이틀전 장인어른의 부고를 들었고, 제출 때문에 결국 마지막 발인 전날 늦게 처가댁을 달려갈 수 밖에 없었다. 


결과는 2등, 우수상이었다.  음, 처음 도전치고 최선을 다했고, 이등이라도 했으니 다행이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중에 공모결과 전시회에 가서, 무척 당황스러웠다. 당선작을 보고 놀랐다.(나중에 내 시각을 스스로 의심스러워, 당선안이 지어진 후 다시 한번 방문해보았다. 역시나 결코 내 당황스런 시선을 다시 번복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제출한 안이 당선안 보다 더 뛰어나다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건축은 결코 건축가에 의해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철저히, 또한 철저히 사회적 합의의 결과다.   다만, 어린시절서부터 부모님에게, 어른들에게, 선생님에게, 사회적 지도자들에게 들어오고 배워왔던 함께 살기 위해 서로가 존중해야할 가치와 규범이 겉고 속이 다르구나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러나.......... 지금도 언제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다. 


비록, 종이위에 짓는 집이 되었지만,  작고하신 '건축가 정기용 선생'과 함께 했던 '책.사.회.'의 꿈에, 이 프로젝트를 바친다. (다큐영화 '말하는 건축가'를 영화관 한 구석에서 깊은 한숨과 함께 찡하게 보면서,,,)